디컨볼루션(deconvolution)은 여러 신호가 뒤섞인 관측값에서 각 원인의 몫을 따로 풀어내는 계산이다. 배터리가 내뿜는 발생가스의 질량분석 스펙트럼은 이미 실시간으로 다 찍히지만, 어느 봉우리가 어느 반응에서 왔는지 가르는 일은 아직 옆 분야의 ML 기법을 기다리고 있다.
부풀어 오른 배터리, 그런데 아무도 못 읽는다

스마트폰 뒷판이 슬쩍 들뜨거나 파우치형 배터리가 빵빵하게 부푸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는 실제로 기체가 새어 나오고 있다. 그 기체를 실시간으로 붙잡는 장비는 이미 충분히 무르익었다. 문제는 붙잡은 다음이다.
충전과 방전을 되풀이하는 동안 전해질과 전극 표면에서는 작은 분해 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 부산물 가운데 일부가 기체다. 셀이 부푸는 것은 그 기체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쌓인 결과다. 그러니 어떤 기체가 언제 얼마나 나오는지를 보면 셀 안에서 무슨 반응이 벌어지는지 되짚을 수 있다.
그 되짚기를 실측으로 바꾸려고 만든 것이 발생가스 분석(operando gas analysis)이다. operando는 셀을 뜯지 않고 작동하는 상태 그대로 들여다본다는 뜻이다. 요즘 장비는 충방전 곡선 옆에 가스 신호를 나란히 그려 준다. 봉우리는 빠짐없이 찍힌다.
그런데 그 봉우리를 앞에 놓고 "이건 어느 반응에서 나온 겁니까"라고 물으면 답이 잘 안 나온다. 스펙트럼은 어느 자리에 신호가 얼마나 들어왔는지까지만 알려 준다. 그 신호를 만든 반응이 무엇이었는지는 거기 적혀 있지 않다. 이 문제를 귀속(attribution)이라고 부른다. 측정은 사실상 끝났고, 남은 병목은 해석이다. 이유는 장비가 스펙트럼을 만드는 방식 안에 들어 있다.
질량분석이 하는 일 — 무게로 재는데, 그 과정에서 쪼갠다
질량분석(mass spectrometry)은 분자의 무게를 재는 장치가 아니라 이온의 무게를 재는 장치다. 시료 분자를 전자로 때려 전하를 띤 이온으로 만든 다음, 전기장으로 날려 보내 질량 대 전하비(m/z) 순으로 늘어세운다. 스펙트럼의 가로축이 그 m/z이고, 세로축은 그 자리에 도착한 이온의 양이다.
여기까지는 단순하다. 까다로운 대목은 분자를 이온으로 만드는 과정에 있다. 전자를 때려 이온화하면 분자가 전하만 얻고 얌전히 남지 않는다. 결합이 끊어져 조각으로 부서진다. 이것을 단편화(fragmentation)라고 한다. 그래서 물질 하나를 넣어도 스펙트럼에는 봉우리가 여러 개 선다.
이 성질은 원래 장점이었다. 조각나는 패턴이 물질마다 고유해서 지문처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 물질을 미리 재서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두고 대조하면 정체가 나온다. 순수한 물질 하나를 넣어 재는 상황에서는 이 방식이 잘 통한다.
패널 넷은 화학종을 하나씩 따로 재면 스펙트럼이 어떤 모양인지를 그린 것이다(그림 1). 봉우리가 서는 자리도 개수도 패널마다 다르다. 이만큼 다르면 패턴만 보고 어느 물질인지 고를 수 있다 — 지문이라는 말이 성립하는 조건이 이것이다. 뒤에 이 패턴들을 한 장에 포개 놓은 그림이 한 번 더 나온다. 따로 잴 때와 섞였을 때를 견주라고 나란히 둔 짝이다.
배터리 셀에서 나오는 기체는 순수한 물질 하나가 아니다. 여러 종이 동시에, 시시각각 비율을 바꿔 가며 나온다. 여러 종의 조각 패턴이 한 스펙트럼 위에 포개져 찍힌다는 뜻이다. 지문 대조가 통하던 조건이 여기서 무너진다.
왜 발생가스 스펙트럼 귀속은 유독 안 풀리나
포개짐은 두 방향으로 일어나는데, 방향이 서로 반대다. 하나는 1→다다. 단편화 때문에 한 화학종이 여러 m/z 자리에 흩어진다. 하나를 재는데 봉우리는 여럿이다.
다른 하나는 다→1이다. 서로 다른 화학종의 조각이 우연히 같은 m/z 자리에 떨어진다. 여럿이 있는데 봉우리는 하나다. 어느 쪽이든 봉우리 하나와 화학종 하나가 일대일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그림 2의 색 띠 하나가 화학종 하나다. 한 색이 축을 따라 여러 덩어리로 흩어진 모양이 1→다이고, 서로 다른 색이 같은 구간에서 겹쳐 쌓인 자리가 다→1이다. 이 그림에는 눈금값을 적지 않았다. 실제 셀에서 잰 값이 아니라 두 방향의 모양만 보이는 그림이라 그렇다.
여기에 배터리 특유의 사정이 하나 더 붙는다. 전해질 자체가 분해되면서 내놓는 기체가 많다. 그 신호가 전극 재료에서 나오는 신호를 덮어 버린다. 우리가 알고 싶은 쪽은 대개 전극인데, 화면을 채우는 쪽은 전해질이다.
그래서 이 분야가 오래 써 온 우회로가 동위원소 표지(isotopic labeling) 전해질이다. 전해질 분자를 이루는 원소 하나를 무거운 동위원소로 바꿔 미리 합성해 둔다. 그러면 전해질에서 나온 기체는 무게가 어긋난 자리에 찍혀 전극에서 나온 기체와 구별된다. 확실한 방법이지만, 표지 전해질을 따로 만들어야 하고 비용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갈라내도 손에 들어오는 답은 기체가 어디에서 나왔느냐까지다. 전극 쪽인지 전해질 쪽인지는 가려지지만, 그 전극에서 어느 반응이 그 기체를 만들었는지는 한 층 더 안쪽의 질문으로 남는다.
electrolyte decomposition and ionization-induced fragmentation often obscure structure-dependent contributions from electrode materials and typically necessitate isotopically labeled electrolytes.
출처: Gatti, Testino, Trabesinger, Kondracki, “A Nongassing Online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ry Strategy for Isolating Electrode-Derived Gas Evolution in Sodium-Ion Batteries”, Small Structures 2026, 초록전해질 분해와 이온화 단편화가 전극 재료에서 오는 기여를 가린다는 말이다. 그 기여는 재료의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structure-dependent) 몫이라, 정작 알고 싶은 쪽이 그것이다. 그래서 대개 동위원소로 표지한 전해질이 필요해진다. 귀속이 안 풀리는 이유는 우연한 잡음이 아니다. 측정 방식 자체에 박혀 있다.
지금 무엇으로, 어디까지 보고 있나
해석이 병목이라고 말하려면 측정 쪽이 이미 충분하다는 것부터 확인해야 한다. 2024년 ChemElectroChem에 실린 종설이 그 확인을 대신해 준다. 이 종설은 실시간 가스 모니터링 기술 4종을 정리했다. 그리고 섬유 강화 광열 분광(fiber-enhanced photothermal spectroscopy)을 그 4종과 견주며 유망한 신규 방식으로 짚었다. 섬유 분광은 4종 안에 들어가는 기술이 아니라 그 바깥에 따로 선 기술이라는 뜻이다. 4종이 각각 무엇인지까지는 초록에 적혀 있지 않다.
그래도 이 분야가 널리 쓰는 기법이 무엇인지는 따로 알려져 있다. 셀에서 나온 기체를 중간 처리 없이 곧바로 질량분석기로 보내는 계열이 있다. OEMS(online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ry)와 DEMS(differential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ry)가 여기 속한다. 이름은 둘로 갈리지만, 분리 단계를 두지 않고 검출기로 직행한다는 점은 같다.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로 성분을 먼저 갈라놓고 하나씩 질량분석기에 넣는 GC-MS도 널리 쓰인다.
이름이 여럿이면 헷갈리기 쉽다. 외우는 대신 기체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가 보면 각각의 자리가 정해진다. 셀에서 기체가 나와 검출기에 닿기까지의 뼈대는 어느 기법이든 같고, 갈리는 자리는 몇 군데뿐이다.
갈라지는 자리는 사슬 가운데 한 곳뿐이다 — 성분을 미리 나눠 놓고 검출기에 넣느냐, 섞인 채로 넣느냐. 그림 3에서 그 갈림을 확인할 수 있다. 나머지 칸은 어느 기법을 쓰든 그대로다. 작동 중인 셀에서 기체가 빠져나오고, 그 기체를 채취해 검출기로 보내고, 검출기가 스펙트럼을 그린다.
OEMS와 DEMS는 분리 칸을 건너뛰고 곧장 검출로 간다. GC-MS는 크로마토그래피를 한 번 거쳐 성분을 갈라놓은 뒤에 넣는다. 섬유 강화 광열 분광은 마지막 검출 칸에서 질량분석 대신 빛 흡수를 쓴다. 서로 다른 기술처럼 보여도, 같은 사슬 위에서 어느 칸을 손봤느냐의 차이다.
이 기법들이 주로 겨냥하는 기체는 다섯 종이다. 수소(H2), 에틸렌(C2H4),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2), 산소(O2). 다섯 종 모두 흔한 기체이고, 어느 것도 새로 찾아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무엇을 재는지는 다 알려져 있고, 병목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지막 칸의 스펙트럼을 읽는 데 있다.
갈래 1 — 하드웨어로 갈라내기
귀속 문제를 공략하는 방향은 크게 둘로 갈린다. 하나는 신호가 섞이기 전에 물리적으로 갈라놓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섞인 뒤에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줄여서 ML)을 포함한 계산으로 풀어내는 길이다. 목표는 같고 손대는 시점이 다르다.
그림 4의 위쪽 가지가 이번 절, 아래쪽 가지가 다음 절이다. 위쪽은 셀과 검출기를 다시 짜서 섞이는 신호를 애초에 줄인다. 아래쪽은 섞인 스펙트럼을 그대로 받아 놓고 계산으로 되돌린다. 위쪽부터 본다.
2026년 Small Structures에 실린 나트륨이온 전지 연구가 위쪽 방향의 최근 예다. 연구팀은 셀 자체를 다시 설계했다. 작동전극 말고는 기체를 내놓지 않는 부품으로만 셀을 꾸리는 방식이라 nongassing 셀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검출기에 잡히는 기체는 작동전극에서 나온 것만 남는다. 동위원소 표지 전해질을 쓰지 않고도 전극 유래 기체를 떼어낸다는 이야기다.
이 셀로 여러 탄소 전극을 재 봤더니, 산화 쪽으로 전위를 걸었을 때 모든 탄소에서 이산화탄소가 지배적인 분해 기체로 나왔다. 총 발생량은 전극의 비표면적(specific surface area)과 뚜렷한 정성적 상관을 보였고, 탄소의 무질서도(disorder degree)에 따라서도 체계적인 경향을 그렸다. 표면이 넓을수록 반응이 일어날 자리가 많다는 이야기라 앞뒤가 맞는다.
같은 갈래에 접근이 다른 전략이 하나 더 있다. 2024년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실린 연구는 검출기를 둘로 나눴다. 리튬이온 셀에서 나온 기체를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로 성분별로 갈라놓은 다음, 영구가스는 방전 이온화 검출기(BID)로 받고 (반)휘발성은 질량분석기로 받는다. 성질이 다른 두 무리를 아예 다른 차원에 놓고 보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흑연 음극과 리튬코발트산화물 양극 양쪽의 분해 메커니즘을 보강했고, 파우치 셀 안에 갇힌 기체가 다시 반응해 만드는 2차 산물까지 짚어냈다.
영구가스와 (반)휘발성을 나누는 선은 앞에서 이미 한 번 그었다. 그 선이 여기서는 장비 배치가 된다. 그림 5에서 갈림목은 크로마토그래피 다음에 놓여 있다 — 성분을 먼저 가른 뒤에 무리별로 다른 검출기로 넘긴다는 뜻이다. 한쪽 무리의 신호가 다른 쪽 화면에 얹힐 일이 그만큼 줄어든다.
하드웨어 갈래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계산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애초에 만들지 않는다. 대신 셀을 새로 짜거나 검출기를 한 대 더 붙이는 일이 앞단에 붙는다. 그리고 여기까지 해도 갈라지는 것은 기체가 어디에서 나왔느냐다. 어느 반응이 그것을 만들었느냐는 여전히 다음 문제로 남는다.
갈래 2 — ML 디컨볼루션으로 풀어내기
다른 갈래는 반대로 간다. 섞인 신호를 그대로 받아 놓고, 계산으로 되돌린다. 그 계산이 어디까지 왔는지는 배터리 밖에서 먼저 정리됐다.
소분자 질량분석에 머신러닝을 붙이는 연구를 2025년 Annual Review of Analytical Chemistry 종설이 세 방향으로 나눴다. 첫째는 라이브러리를 넓히는 일이다. 스펙트럼과 물성을 계산으로 예측해서, 표준 물질을 실제로 재서 채우던 대조용 목록을 늘린다. 둘째는 대조 자체를 개선하는 일이다. 스펙트럼에서 패턴을 자동으로 뽑아내 라이브러리와 맞춘다.
셋째는 라이브러리를 아예 거치지 않는 일이다. 스펙트럼에서 분자 구조를 곧바로 예측한다. 세 번째가 가장 야심 차다 — 라이브러리에 없는 물질에도 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를 보여주는 사례는 유기화학 쪽에서 나왔다. 2025년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연구 하나가 질량 스펙트럼 22,000장, 8테라바이트가 넘는 데이터를 머신러닝 검색엔진으로 훑었다. 사람이 눈으로 넘길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이 파이프라인은 가설로 세운 이온 화학식 520개(고유 질량 400개)를 데이터 전체에 대고 찾았고, 그때까지 보고되지 않은 반응 산물 6종을 건져 올렸다. 검증에 쓴 질량 오차는 100만분의 1(ppm) 미만이다.
이 파이프라인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그림 6의 두 레인이 그 경계를 그린다. 위쪽 레인은 기계가 자동으로 돌리는 구간이고, 마지막 한 칸만 아래쪽 사람 레인으로 내려간다. 기계가 맡은 구간은 세 가지 계산으로 이뤄져 있다.
파이프라인 안에서 기계가 하는 세 가지 계산
동위원소라는 말이 앞에서 한 번 나왔다. 전해질을 무거운 동위원소로 표지해 둔다는 이야기였다. 그때의 동위원소는 사람이 일부러 만들어 넣은 것이다. 그런데 동위원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에 섞여 있다. 원소마다 무거운 동위원소가 섞이는 비율이 정해져 있고, 그 비율은 어느 시료에서나 거의 같다. 지금부터 나오는 동위원소는 이 자연히 섞여 있는 쪽이다.
첫 번째 계산은 그 비율을 맞춰 보는 일이다. 화학식을 하나 가정하면 봉우리들의 높이 비가 미리 계산된다. 계산한 비와 실제로 찍힌 비가 맞아떨어지는지를 본다. 어긋나면 그 화학식은 후보에서 밀린다.
두 번째 계산은 위양성을 걸러내는 일이다. 자연에 섞인 무거운 동위원소 때문에 진짜 봉우리 바로 옆에 딸린 봉우리가 하나 더 생긴다. 이것을 M+1 봉우리라고 부르는데, 다른 화학종이 찍힌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분류기가 그런 가짜 후보를 떨어낸다.
세 번째 계산은 판정이다. 그 이온이 정말 거기 있다고 볼지를 임계값으로 가른다. 여기까지가 기계 몫이다. 후보 목록을 받아 최종 판단을 내리는 자리에는 여전히 사람이 앉아 있다.
방금 본 파이프라인과 다음 절의 우주선 사례는 모두 배터리가 아닌 분야의 결과다. 앞은 유기 반응 발굴에서, 뒤는 우주 미션 부품 검사에서 나왔다. 기법의 형태가 배터리 가스 문제와 닮았다는 뜻이지, 배터리 셀에 적용해 얻은 성과가 아니다.
옆 동네는 이미 검증했다 — 우주선 아웃가싱의 증거
우주로 나가는 부품은 진공에서 재료 안에 있던 성분이 서서히 새어 나온다. 이것을 아웃가싱(outgassing)이라고 한다. 새어 나온 분자가 렌즈나 센서 표면에 내려앉으면 관측 장비의 성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발사 전에 어떤 분자가 얼마나 나오는지 알아 두어야 한다.
문제의 모양이 배터리 쪽과 거의 같다. 재료 하나에서 여러 물질이 동시에 나오고, 질량분석으로 재고, 스펙트럼이 포개진다. 다른 것은 셀이냐 재료 조각이냐뿐이다.
2025년 Journal of Spacecraft and Rockets에 실린 연구가 그 판독을 계산으로 옮겼다. 연구팀은 표준 아웃가싱 시험(ASTM E1559)에 직접 분석을 결합하고, 그 위에 개선한 디컨볼루션을 얹었다. 이 디컨볼루션은 학습으로 얻은 모델이 아니라 사람이 세워 둔 규칙이다. 스펙트럼 조각에서 원래 분자를 되짚는 Dromey–Foyster 알고리즘과, 질량분석에서 쓰는 일곱 가지 판정 원칙(Seven Golden Rules)을 계산으로 옮겨 놓았다. 표준 시험만 썼을 때에 견줘 후보 분자 수가 약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이 이 규칙 기반 계산의 몫이다.
머신러닝이 들어오는 자리는 그다음이다. 그렇게 좁혀진 후보들을 놓고, 복합 스펙트럼 점수화(composite spectral scoring)가 물질마다 스펙트럼이 얼마나 들어맞는지를 하나의 점수로 매긴다. 그 점수로 후보 전체에 순위가 매겨진다. 후보를 줄이는 일과 줄어든 후보에 순서를 세우는 일은 서로 다른 단계다.
이 축소를 그림으로 볼 때는 눈금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림 7의 세로축은 후보 개수가 아니라 상대 배율이다. 왼쪽 점이 표준 시험만 썼을 때이고, 오른쪽 점이 디컨볼루션을 얹은 뒤다. 열 갈래로 벌어져 있던 가능성이 한 갈래로 좁혀진다는 뜻으로 읽으면 된다.
연구팀은 실제 시료로도 확인했다. 실리콘 접착제, 다크론 섬유, 우주선 케이블 같은 것들이다. 사람이 스펙트럼을 노려보며 후보를 하나씩 지워 나가던 일이 규칙을 옮겨 적은 계산으로 넘어갔고, 그 위에 순위를 매기는 층이 한 겹 더 얹혔다. 배터리 가스가 마주한 문제도 이 모양과 닮아 있다.
빈자리 — 배터리 가스는 아직 이 길목 앞이다
지금까지 나온 것을 한자리에 놓으면 그림이 이상하게 맞아떨어진다. 배터리 쪽에는 포개진 스펙트럼을 실시간으로 쏟아내는 장비가 있다. 옆 분야에는 포개진 스펙트럼에서 후보를 좁히는 계산이 있다. 문제의 형태가 같고, 도구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번에 모은 출처 안에는 그 둘을 이어 붙인 연구가 없다. 배터리 가스 스펙트럼에 질량분석 ML 디컨볼루션을 직접 걸어 귀속을 푼 사례는 찾지 못했다. 가스 스펙트럼 판독은 여전히 사람의 눈과 표지 실험이 담당하고 있다.
재료는 쌓이는 중이다. 전해질 첨가제를 바꿔 가며 형성 사이클에서 나오는 기체를 특성화한 연구들이 있다. 조성이 입력이고 가스 프로파일이 출력인 데이터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학습에 쓸 수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남은 질문은 기술이 되느냐가 아니다. 누가 먼저 두 쪽의 데이터 형식을 맞추고, 배터리 가스용 스펙트럼 라이브러리를 어느 수준까지 쌓아 두느냐다. 그 일을 해내는 쪽이 지금 표지 전해질을 합성해 가며 확인하는 작업의 상당 부분을 계산으로 넘기게 된다. 이번에 모은 출처 안에서는 아직 아무도 그 일에 손대지 않았다.
더 읽기
- Gatti, Testino, Trabesinger, Kondracki, "A Nongassing Online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ry Strategy for Isolating Electrode-Derived Gas Evolution in Sodium-Ion Batteries", Small Structures (2026) — https://doi.org/10.1002/sstr.70415
- "Gas Evolution in Li-ion Rechargeable Batteries: A Review on Operando Sensing Technologies, Gassing Mechanisms, and Emerging Trends", ChemElectroChem (2024) — https://doi.org/10.1002/celc.202400065
- "Full-Dimensional Analysis of Gaseous Products Within Li-Ion Batteries by On-Line GC-BID/MS", Advanced Energy Materials (2024) — https://doi.org/10.1002/aenm.202400397
- "Machine Learning in Small-Molecule Mass Spectrometry", Annual Review of Analytical Chemistry (2025) — https://doi.org/10.1146/annurev-anchem-071224-082157
- "Discovering organic reactions with a machine-learning-powered deciphering of tera-scale mass spectrometry data", Nature Communications 16:2587 (2025) — https://doi.org/10.1038/s41467-025-56905-8
- "Automated Identification of Outgassed Chemical Species Using Mass Spectrometry for Scientific Space Missions", Journal of Spacecraft and Rockets (2025) — https://doi.org/10.2514/1.a36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