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동전던지기가 부를 한 사람에게 몰아준다 — 야드세일 모델

야드세일 모델은 두 사람이 만나 둘 중 가난한 쪽 재산의 일정 비율을 걸고 공정한 동전으로 승부를 가르는 자산 교환 모델이다. 재분배 없이 반복하면 부는 한 사람에게 쏠린다. 재분배 $\tau$보다 편향 $\zeta$가 커지는 순간부터 쏠린 몫이 0에서 매끄럽게 자라 오르는데, 물리에서 말하는 2차 상전이가 이 모양이다.

친구 열 명, 판돈은 가난한 쪽 재산의 비율

중앙의 공정한 동전(50대 50)에서 양쪽 패널로 화살표가 퍼진다. 왼쪽 패널은 여섯 사람이 비슷한 동전 더미를 하나씩 들고 서 있고 지니 0.499 배지, 오른쪽 패널은 한 사람이 동전 산더미를 기어오르고 나머지 셋은 빈손으로 서 있으며 지니 0.990 배지가 달려 있다

친구 열 명이 모여 게임을 한다. 규칙은 셋뿐이다. 둘씩 무작위로 짝지어 만나고, 둘 중 가난한 쪽 재산의 일정 비율을 판돈으로 걸고, 공정한 동전으로 승패를 가른다.

동전은 정말 공정하다. 앞뒤가 정확히 반반이고, 아무도 속이지 않으며, 시작할 때 열 명의 재산은 똑같다. 한 판의 기댓값은 정확히 0이다. 딸 기대와 잃을 기대가 같으니, 오래 돌리면 재산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다 대충 비슷한 자리로 돌아올 것 같다.

실제로 돌려 보면 그렇지 않다. 사람 수를 128명으로 늘리고 판돈 비율을 재산의 10%로 잡아 같은 규칙을 굴리면, 하위 절반 64명이 합쳐 쥔 몫은 시간 $t=25$에 이미 총부의 0.02%에 못 미친다(0.000161). 그 시점 근처에서 상위 10%가 나머지를 거의 다 흡수한다. $t=75$에는 그 몫이 0.998이다. 아래쪽 절반은 게임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라, 걸 돈이 남지 않아 판돈 자체가 0으로 수렴한 상태다.

이 게임에 붙은 이름이 야드세일 모델(Yard-Sale Model)이다. 자산 교환 모델 가운데 가장 단순한 축에 들고, 규칙 세 줄이 그대로 구현 명세가 된다. 아래에서는 이 세 줄에 장치를 하나씩 더하면서 부의 쏠림이 어디서 생기고 무엇이 그것을 멈추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한다. 출발점은 규칙의 두 번째 줄, 판돈을 정하는 방식이다.

공정한데 왜 쏠리나 — 대칭을 깨는 것은 판돈이다

공정한 동전에서 어떻게 한쪽으로 기우는 결과가 나올까. 답은 동전이 아니라 판돈에 있다.

한 거래에서 재산 $w$인 사람이 재산 $x$인 사람을 만났다고 하자. 재산 변화는 이렇게 적힌다.

(1) $$ \Delta w = \sqrt{\gamma\,\Delta t}\;\min(w,\,x)\;\eta, \qquad \eta \in \{-1,\,+1\} $$

$\eta$가 동전이다. 앞면과 뒷면의 확률이 같으니 평균은 0이고, 이 항만 보면 공정함에 흠이 없다. 정작 대칭을 깨는 것은 그 앞에 곱해진 $\min(w, x)$다. 판돈이 둘 중 가난한 쪽 재산을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부자에게 그 판돈은 자기 재산의 작은 조각이지만 가난한 쪽에게는 전 재산에 가까운 몫이다.

원문의 설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판돈이 이렇게 정해지면 부자는 더 긴 연패를 버틸 수 있다. 열 번을 내리 져도 부자는 남은 재산으로 계속 판에 앉아 있지만, 가난한 쪽은 몇 번만 지면 판돈이 바닥 근처로 내려가 되돌아올 여력을 잃는다. 한 판의 공정함과 여러 판을 버티는 힘은 별개이고, 그 차이가 매 거래마다 조금씩 쌓인다.

판돈 규칙 하나만 바꾸면 결과가 통째로 달라진다. 두 사람의 재산을 합친 뒤 무작위 비율로 다시 나누는 규칙, 그러니까 판돈을 가난한 쪽 기준이 아니라 두 사람의 합 기준으로 잡는 규칙을 쓰면 분포는 안정된다. 1,000명을 3,000스윕 굴린 결과 지니계수는 세 시드 모두 0.499~0.500 구간에 들어앉는다. 깁스(Gibbs) 지수분포의 이론값 0.5와 ±0.001 안에서 맞물리는 값이다. 깁스 지수분포는 통계물리에서 에너지 분포가 따르는 지수형 평형 분포다. 분포의 중앙값·상위 10%·상위 1% 지점도 지수분포 이론값(0.693 / 2.303 / 4.605)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그림 1.

로그 밀도축 위에 두 판돈 규칙의 최종 재산 히스토그램을 겹친 그림. 합산 재분할 계단선은 깁스 지수분포 이론 점선을 따라 내려가고, 야드세일 계단선은 0 근방의 높은 봉우리와 흩어진 조각들로 갈라지며 최부자(0.900)는 표시축 밖이라는 주석이 붙어 있다. 세로 점선은 각 계열의 평균 위치다
그림 1. 같은 공정한 동전, 다른 판돈 규칙. 합산 재분할은 깁스 지수분포로 안정되고(지니 0.499), 가난한 쪽 재산 비율 판돈은 소수에게 쏠린 분포로 갈린다.

같은 동전, 같은 무작위 짝짓기, 같은 기댓값 0이다. 바뀐 것은 판돈을 무엇에 비례시키느냐 하나뿐인데 하나는 안정된 분포로 가고 다른 하나는 무너진다. 무너지는 쪽이 어디까지 가는지는 아직 열려 있다.

지니계수는 오르기만 한다 — 쏠림은 우연이 아니다

여기서 우리가 확인할 것은 하나다. 이 쏠림이 운 나쁜 시드에서만 나오는 사고인지, 규칙이 보장하는 결말인지를 가려야 한다.

재분배가 없는 야드세일 모델에서는 후자라는 증명이 있다. 지니계수 $G$가 이 모델의 리아푸노프 범함수이고, 시간이 흐르면 $G$는 1로 간다. 지니계수 1은 한 사람이 전부 쥔 상태다. 이 정리는 야드세일 모델의 볼츠만 방정식에 대한 H 정리 형태로 증명됐다.

리아푸노프 범함수는 계가 굴러가는 동안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양이다. 열역학의 엔트로피가 대표적이다. 어떤 양이 리아푸노프 범함수임을 보이면, 그 계가 어디로 가는지를 궤적을 일일이 따라가지 않고도 말할 수 있다.

몬테카를로로도 같은 그림이 나온다. 128명·시드 0~4의 다섯 궤적 전부에서 지니계수는 체크포인트마다 감소하지 않았고, $t=500$에 0.9885~0.9912 구간에 모였다. 다섯 시드가 예외 없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단조롭게 오르는 것은 지니계수이지 최부자의 점유율이 아니다. 시드 4에서는 최부자 점유율이 $t=100$의 0.5742에서 $t=200$의 0.4753으로 내려앉는데, 같은 구간에서 지니계수는 0.9776에서 0.9824로 올랐다. 최부자 자리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굳어지는 것은 부가 소수에게 몰렸다는 사실 쪽이다.

네 그룹(최부자 1명·상위 10% 나머지·중간 40%·하위 50%)의 총부 점유율을 시간 0~500에 걸쳐 누적해 쌓은 영역 그림. 하위 50%는 t=25 부근에서 사실상 0으로 꺼지고(0.000161 주석), t=75에 상위 10%가 0.998을 흡수하며, 이후 최부자 1명의 영역이 점점 넓어져 t=500에 0.9에 이른다
그림 2. 시드 0의 궤적. 하위 50%는 초반에 바닥으로 꺼지고 상위 10%가 거의 전부를 흡수한다. 네 그룹의 합은 항상 1이다.

쏠림이 번지는 순서도 눈에 띈다그림 2. 하위 절반이 먼저 사실상 0으로 내려가고, 그다음 중간층이 깎이고, 마지막에 상위 10% 안에서 다시 한 명 쪽으로 몰린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차례로 밀려난다. 여기까지가 노브를 하나도 끼우지 않은 원본이다.

노브 하나 — 재분배가 쏠림을 멈춘다

첫 번째 노브는 재분배다. 모두에게서 재산에 비례한 몫을 걷어 전원에게 똑같이 나눠 주는 항 하나를 매 스윕 앞에 붙인다. 규칙을 코드로 옮기면 몇 줄이면 끝난다. 아래 블록은 식 1에 그 항을 더한 것이고, $\tau$를 0으로 두면 앞 절의 순수 모델이 된다. 재분배가 없을 때와 있을 때를 나란히 돌려 지니계수와 최부자 점유율이 어떻게 갈리는지 본다.

import numpy as np

def gini(w):
    w = np.sort(w)
    cum = np.cumsum(w)
    return float((len(w) + 1 - 2 * (cum / cum[-1]).sum()) / len(w))

def run(tau, n=128, beta=0.1, sweeps=50000, seed=0):
    rng = np.random.default_rng(seed)
    w = np.full(n, 1.0 / n)          # 전원 같은 재산에서 출발
    dt, half = beta * beta, n // 2
    for s in range(1, sweeps + 1):
        w += tau * dt * (1.0 / n - w)                 # 재분배 (식 31)
        p = rng.permutation(n)
        a, b = p[:half], p[half:]                     # 무작위 짝짓기
        stake = beta * np.minimum(w[a], w[b])         # 판돈 = 가난한 쪽 재산의 beta배
        eta = np.where(rng.random(half) < 0.5, 1.0, -1.0)   # 공정한 동전
        w[a] += stake * eta
        w[b] -= stake * eta
        if s % 10000 == 0:
            print(f"  t={s * dt:5.0f}  G={gini(w):.4f}  top1={w.max():.4f}")

for tau in (0.0, 0.1):
    print(f"tau={tau} (재분배 {'없음' if tau == 0 else '있음'})")
    run(tau)
tau=0.0 (재분배 없음)
  t=  100  G=0.9648  top1=0.4078
  t=  200  G=0.9791  top1=0.5338
  t=  300  G=0.9829  top1=0.6014
  t=  400  G=0.9873  top1=0.7112
  t=  500  G=0.9904  top1=0.9002
tau=0.1 (재분배 있음)
  t=  100  G=0.5897  top1=0.0541
  t=  200  G=0.6090  top1=0.0579
  t=  300  G=0.5822  top1=0.0380
  t=  400  G=0.6223  top1=0.0687
  t=  500  G=0.6253  top1=0.0683

두 열이 갈리는 지점은 분명하다. 재분배 항이 없을 때 지니계수는 0.99를 향해 계속 오르지만, 있을 때는 0.58~0.63 사이를 오르내리며 더 올라가지 않는다. 최부자 점유율도 0.07을 넘지 않는다. 평균 재산 쪽으로 모두를 조금씩 끌어당기는 힘 하나가 쏠림을 세워 놓은 것이다.

$\tau$를 키우면 안정된 지니계수는 얼마까지 내려갈까. 256명으로 $\tau$를 100배 범위에 걸쳐 훑은 결과는 이렇다.

거래당 재분배율 몬테카를로 지니 원문 적합식 편차
0.01 0.8740 0.8670 +0.0070
0.0316 0.7638 0.7669 −0.0031
0.1 0.6120 0.6239 −0.0119
0.316 0.4459 0.4557 −0.0098
1.0 0.2990 0.2969 +0.0021

원문이 수치해에서 뽑은 적합식은 정상상태 지니계수를 재분배율의 거듭제곱 꼴로 준다. 다섯 점 모두에서 몬테카를로와 적합식의 차이는 0.012 이하다. 편차의 부호도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다. 판돈 비율을 유한한 값(10%)으로 둔 시뮬레이션과 판돈이 0에 수렴하는 극한에서 유도된 식 사이의 잔차 수준이다.

표를 세로로 읽으면 재분배의 값이 보인다. 재분배율을 100배 키우는 동안 지니계수는 0.874에서 0.299로 내려간다. 적합식으로 계산하면 지니계수를 0.50에서 0.25로 낮추는 데 재분배율을 6.35배 키워야 하고, 0.25에서 0.10으로 다시 낮추는 데 또 6.35배가 든다. 처음 몇 배가 가장 많은 일을 하고, 그다음부터는 같은 성과에 훨씬 많은 재분배가 필요하다.

재분배가 바꾸는 것은 지니계수만이 아니라 분포의 모양 자체다. 재분배가 약하면 정상상태 분포는 파레토 멱법칙에 가까워진다. 로그-로그 축에서 직선으로 보이는 그 꼬리다. 재분배가 세지면 로그정규 쪽으로 옮겨 간다. 어느 쪽이든 아주 큰 부의 영역에서는 결국 가우시안으로 꺾여 내려가므로, 무한정 긴 꼬리는 남지 않는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다. 재분배가 들어가면 지니계수는 더 이상 리아푸노프 범함수가 아니다. 시작 상태가 정상상태보다 불평등하면 지니계수는 내려갈 수도 있다. 앞 절의 정리는 순수 야드세일 모델에만 해당한다.

노브 둘 — 편향이 쏠림을 되살리고 임계점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동전은 계속 공정했다. 두 번째 노브는 그 동전을 재산 격차만큼 기울인다.

(2) $$ \Delta w = \tau\,\Delta t\left(\frac{W}{N} – w\right) + \sqrt{\gamma\,\Delta t}\;\min(w,\,x)\,\eta, \qquad \mathbb{E}[\eta] = \zeta\,\frac{N}{W}\sqrt{\frac{\Delta t}{\gamma}}\,(w – x) $$

식 2의 왼쪽 항이 재분배, 오른쪽이 거래이고, 새로 붙은 것은 동전의 평균이다. 두 사람의 재산이 같으면 편향은 0이고 동전은 그대로 공정하다. 격차가 벌어질수록 부자 쪽으로 승률이 매끄럽게 기운다. 현실에서 자산 규모가 클수록 더 좋은 조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관찰을 가장 단순하게 옮긴 항이다. 편향의 세기가 $\zeta$이고, 앞 절의 재분배 세기가 $\tau$다.

이제 두 힘이 정면으로 맞선다. 재분배는 부를 평균으로 끌어당기고 편향은 부자 쪽으로 민다. 원문은 이 줄다리기의 승패가 어디서 갈리는지를 푼다. 답은 눈에 띄게 깔끔하다. 두 세기의 비 $\zeta/\tau$가 1을 넘는 순간 총부의 유한한 몫이 한 점으로 응축되고, 그 몫의 크기는 이렇게 주어진다.

(3) $$ W_{\Xi,\infty} = \begin{cases} 0 & (\zeta \le \tau) \\[4pt] 1 – \dfrac{\tau}{\zeta} & (\zeta > \tau) \end{cases} $$

물리에서 쓰는 어휘로 식 3는 질서변수이고, 이 전이는 2차 상전이다. 임계점 아래에서는 응축된 몫이 정확히 0이다가, 임계점을 지나면서 0에서 매끄럽게 자라 오른다. 값 자체는 이어져 있고 기울기만 꺾인다.

전이의 차수를 정한 것은 편향을 어떻게 넣었느냐다. 이 논문은 승률을 재산 격차의 매끄러운 함수로 뒀다. 앞선 연구에서는 부자 쪽에 고정된 크기의 편향을 얹었는데, 그때는 전이가 불연속이었고 임계점을 넘는 순간 곧장 절대 과두제로 넘어갔다.

같은 재료로도 편향을 매끄럽게 넣으면 2차, 계단으로 넣으면 1차가 된다.

이 모델을 직접 재현할 때 판돈 비율 $\beta$를 충분히 줄이지 않으면 임계 곡선이 나오지 않는다. 승률 편향이 확률 1을 넘어가 [0, 1]로 잘린다. 그 탓에 유효 편향이 포화한다. 처음 실행한 256명 런에서는 $\zeta/\tau$가 1.75든 2.0이든 최부자 점유율이 0.28 근처에 눌러앉았다. 판돈 비율을 0.1에서 0.035로 낮추자 잘림 발생률이 0에 가깝게 떨어졌고, 곡선이 살아났다. 원문의 "작은 거래 극한"은 유도상의 형식 조건이 아니라 재현할 때 지켜야 하는 실측 조건이다.

인원수를 64·128·256으로 바꿔 가며 $\zeta/\tau$를 0에서 2까지 훑은 결과가 그림 3이다. 초임계 쪽 끝인 1.75와 2.0에서 256명 계열은 이론값에 올라붙는다. 1.75에서는 넷째 자리까지 정확히 맞고(0.4286 대 0.4286), 2.0에서는 차이가 0.0004다(0.5004 대 0.5).

임계 바로 위인 1.25와 1.5에서 256명 계열은 아직 이론 곡선 아래에 있다(0.1637 대 0.2, 0.3281 대 0.3333). 인원을 128에서 256으로 늘리면 위로 올라붙는다. 64명 계열은 유한 크기 바닥이 높아 1.25에서는 오히려 곡선 위에 있다. 유한한 인원이 전이를 뭉개는 것이고, 원문의 몬테카를로 그림에서도 같은 거동이 보인다.

최부자 부 점유율을 편향/재분배 비(0~2)에 대해 그린 네 곡선. 임계점 1에 세로 점선이 있고, 이론 곡선은 1까지 0이다가 1을 지나며 꺾여 오른다. 인원 64·128·256 계열은 임계 아래에서 인원이 클수록 낮은 바닥을 깔고, 1.75와 2.0에서는 세 계열이 이론 곡선 위로 모여든다
그림 3. 최부자 점유율 대 ζ/τ. 인원 64·128·256 세 계열과 이론 곡선 1−τ/ζ, 임계점 ζ=τ 표시.

임계 아래에서도 최부자 점유율은 정확히 0이 아니다. 인원이 유한하면 누군가는 평균보다 많이 갖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값은 질서변수 자체가 아니라 유한한 인원에서 얻는 대리 지표다. 대리 지표라는 증거는 인원을 늘릴 때 나온다. $\zeta/\tau=0$에서 바닥값은 0.1123 → 0.0655 → 0.0377로, 인원을 두 배 늘릴 때마다 0.58배 정도로 수축한다. 임계 위의 값은 인원을 늘려도 0으로 수축하지 않는다.

임계 조건이 $\zeta = \tau$라는 것은 정책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읽힌다. 편향이 얼마나 세든, 거래당 재분배가 거래당 편향보다 크기만 하면 응축은 일어나지 않는다. 임계 조건에 들어가는 것은 두 세기의 비뿐이고, 편향의 절대적인 크기 자체는 아니다.

재분배는 도덕의 문제이기 전에 안정성 조건이다.

원문 저자들도 이 지점에서 경제학 쪽으로 한 줄을 덧붙인다. 시장경제는 개입 없이는 불안정하다는 케인스의 오래된 주장과 이 결과가 정합한다는 것이다. 모델이 그 주장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입이 필요한 이유를 동전던지기 계산에서 다시 얻은 셈이다.

장난감 모델이 실제 부 분포를 맞춘다

파라미터 두 개짜리 장난감이 여기까지 왔다. 지금까지는 규칙이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를 계산 안에서만 확인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계열은 실제 데이터에도 닿는다.

같은 연구 그룹의 후속 모델은 여기에 음의 순자산까지 허용하는 항을 더했다. 이 모델은 미국 가계 자산 조사(Survey of Consumer Finances) 27년치를 평균오차 0.16% 미만으로 재현한다.

조정 가능한 파라미터는 재분배·편향·음의 자산에 해당하는 몇 개뿐이다. 실제 부 분포를 맞추는 데 생산도 성장도 소비도 필요하지 않았다.

나라별 지니계수를 이 모델의 좌표에 얹어 보면 위치가 갈린다. 원문에 따르면 세계 대다수 국가의 부 지니계수는 0.60에서 0.80 사이이고, 수렵채집 사회는 대부분 0.25 이하다. 저자들은 지니계수가 0.6을 넘으면 초임계, 0.3보다 낮으면 아임계일 개연성이 크다고 읽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가 임계점 위쪽에 있다는 해석이다.

한계는 저자들이 직접 적어 뒀다. 이 모델의 경제에는 생산도 소비도 성장도 없다. 정해진 총부를 사람들 사이에서 옮기기만 하는 폐쇄된 교환 경제이고, 정책 연구에 쓰려면 생산·소비 항과 더 정교한 재분배 모형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논문 스스로 달고 있다.

그래도 이 장난감이 닿은 범위는 분명하다. 규칙 세 줄과 파라미터 두 개에서 출발해 부의 응축, 파레토 꼬리, 상전이의 임계 조건을 지나 27년치 가계 자산 조사와 나라별 지니계수까지 이어진다. 탐욕도 음모도 넣지 않은 계산이 여기까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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