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알기
1장

이 장에서 배우는 것
이 장을 마치면 이렇게 됩니다.
-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몇 가지 떠올릴 수 있습니다.
- 뉴스에서 본 장면이 무엇이었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질문
얼마 전 부모님과 뉴스를 보다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화면에는 인공지능 두 대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자막도 없이 기호 같은 소리만 오갔습니다.

“저것들이 살아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질문도 받았습니다.
“그거 젊은 사람들만 쓰는 거 아니냐.”
혹시 비슷한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상한 질문이 아닙니다. 화면에 나오는 모습만 보면 그렇게 보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아무도 보여주지 않으니까요.
두 질문은 달라 보이지만 한자리에서 나옵니다. 저것이 무엇인지 모르면, 내가 써도 되는 물건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이 장은 첫 번째 질문에 답합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책 전체입니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답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공지능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 있다는 말에는 몇 가지가 따라옵니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싫으면 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에는 그것이 없습니다.
묻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화면을 켜 두어도 혼자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제 나눈 이야기를 그리워하지도 않습니다. 전원을 끄면 그 자리에서 멎습니다.
세탁기가 빨래를 넣고 단추를 눌러야 도는 것과 같습니다. 하루 종일 세워 두어도 저 혼자 돌지는 않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없는 물건은 무엇을 차지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속에서는 계산이 돌아갑니다
그러면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숫자 계산이 벌어집니다.
기계가 다룰 수 있는 것은 숫자뿐입니다. 글자든 사진이든 소리든, 기계 안에서는 전부 숫자가 됩니다.
사람이 넣은 말도 곧바로 숫자로 바뀝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도 인공지능 안에서는 숫자 여러 개입니다.

그 숫자들을 가지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계산을 합니다. 계산이 끝나면 결과를 다시 사람의 말로 바꿔 화면에 띄웁니다.
들어갈 때 말이었던 것이 숫자가 되었다가, 나올 때 다시 말이 되는 셈입니다.
계산의 양이 워낙 많아서 사람이 손으로는 평생 걸려도 못 합니다. 그것을 몇 초 만에 끝내니 놀랍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도 벌어지는 일 자체는 계산입니다.
그래서 말을 다루는 계산기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책상 위 계산기를 떠올려 보십시오. 숫자를 넣고 단추를 누르면 숫자가 나옵니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라도 쓰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넣는 것과 나오는 것이 말일 뿐입니다. 말을 넣으면 말이 나옵니다. 안에서 계산이 돈다는 점은 같습니다.
인공지능은 말을 다루는, 아주 빠른 계산기입니다.
이 문장은 이 책에서 계속 나옵니다. 뒤에 나오는 이야기가 전부 여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계산기는 누가 쓰는 물건이라고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시장에서도 쓰고 가게에서도 쓰고, 필요하면 그냥 눌렀습니다. 이것도 그런 물건입니다. 잘못 눌러도 지우고 다시 누르면 그만입니다.

그 뉴스 장면의 정체
이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기계끼리 말을 주고받는 장면은 대개 이렇습니다. 계산기 두 대가 계산한 결과를 주고받은 것입니다. 사람이 알아들을 필요가 없으니 사람 말로 바꾸는 과정을 건너뛴 것뿐입니다. 둘이서 몰래 무엇을 꾸민 것이 아닙니다.
다만 책상 위 계산기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계산기는 세상의 글을 어마어마하게 읽고 배웠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말이 되는지는 다음 장에서 보겠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시킬 수 있나
그러면 이 계산기에 무엇을 시킬 수 있을까요.
말로 그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꽃 그림 하나 그려 줘
그러면 잠시 뒤 화면에 이런 그림이 뜹니다. 붓으로 그린 것 같은 꽃 그림입니다.

작은 글씨로 적힌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어 크게 읽어 달라 할 수도 있습니다. 길게 온 문자를 짧게 줄여 달라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고 무엇은 안 되는지는 뒤의 장에서 하나씩 보겠습니다.
스스로 답해보기
읽은 것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답은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하나. 인공지능은 무엇입니까?
말을 다루는, 아주 빠른 계산기입니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둘. 무엇에 쓸 수 있습니까?
말로 그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 속 작은 글씨를 크게 읽어 달라 할 수 있습니다. 긴 글을 짧게 줄여 달라 할 수 있습니다.
셋. 뉴스에서 기계 두 대가 주고받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계산한 결과입니다. 사람 말로 바꾸는 과정을 건너뛴 것뿐입니다.
정리하고, 다음 장으로
이 장에서 세 가지를 보았습니다.
인공지능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속에서는 숫자 계산이 돌아갑니다. 그래서 말을 다루는 계산기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낯선 말이 나왔다면 책 끝의 「이 책에 나온 말」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다루던 물건이 어떻게 말을 하게 되었을까요. 다음 장에서 보겠습니다.